상단여백
HOME 보도 보도
학벌위주 사회가 기른 괴물 부실대학은 학력만 중시하는 병든 세상이 만들었다
건국 이래 최악의 학교
아시아대학교. 이름만 들으면 마치 글로벌 시대에 어울릴 것 같이 느껴지지만 지금은 폐교된, 단언컨대 최악의 대학일 것이다.
아시아대는 2003년에 처음 문을 열었으며 2006년에 마지막 신입생을 받았다. 그나마 학교 총 정원이 640명인데 신입생은 160명이 채 안됐다 한다.
폐교한 사유는 셀 수 없이 많으나 가장 크게 문제가 된 것은 교직원 금품수수, 입학예정자 허위 등록 등이 있다. 말했다시피 학생 수가 너무 적어 억지춘향으로 중국인들에게 학생비자를 팔아 유학생을 모으기도 했다. 중국인들은 수업은 듣지도 않고 비자를 이용해 국내에 체류하며 돈을 벌었다 한다.
이런 악재들이 쌓여서 결국 2007년 교과부는 신입생 모집을 금지한 후 학교법인을 강제로 해산시켰다. 기가 막히게도 재단 측에서 무단으로 학적기록을 파기하는 바람에 아시아대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은 졸지에 고졸이 되고 말았다. 그 유명한 ‘전역하고 보니 대학이 없어졌다’는 바로 아시아대학 사태에서 나온 블랙유머다. 대다수 학생들은 다시 수능을 준비하는 신세가 됐다. 이 대학을 다녔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하나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아시아대는 역사상 최초로 학교 전체가 경매로 넘어간 사례로 남았다. 현재는 대구한의대가 부지를 40억에 인수해 대구한의대 오성캠퍼스라는 이름으로 다시 개교했다.

학교나라 임금님
이런 부실대학이 생긴 직접적인 이유로 과거 문민정부 시기의 ‘대학설립준칙주의’를 꼽을 수 있다. 말 그대로 일정한 조건만 만족하면 누구나 대학을 설립하는 것이 가능하게끔 허용한 것이다. 그 결과 약 63개의 사립대학들이 개교했으며 최근 폐교된 대학들도 이 시기에 설립된 학교들이다. 준칙주의를 도입한 목적은 대학의 다양화를 추구하기 위함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수험생 수보다 대학교 정원이 많아지는 기형적인 구조를 낳았다.
더욱 근본적인 이유는 대학을 상업적인 목적으로 운영하려는 자들에게 있다. 대학 부지는 산골의 값싼 땅을 초등학교 운동장 정도만 사 놓아도 된다. 고가의 연구시설도 필요 없다. 결정적으로 일단 대학 간판만 걸어놓으면 수능 성적이 낮게 나온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입학한다. 이 얼마나 남는 장사인가! 근래에 일어난 사학비리는 대부분 부실대학에서 벌어졌다. 또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해당 학생들이 몫이다.
서남대학교라는 4년 연속으로 부실대학 판정이 난 학교가 있다. 설립자인 이홍하는 원래 교사였으나 부업으로 하던 목욕탕을 통해 번 돈으로 학교법인을 세워 교육재벌이 된 인물이다. 이홍하가 세운 대학교는 전부 부실대학이고 본인은 방만한 운영과 각종 횡령을 저질러 수백억에 달하는 돈을 축재했다. 결국 이홍하는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자신만의 ‘교육왕국’을 세워 무책임하게 운영해왔다. 서남대는 한 학기 등록금이 500만원이 넘는다. 누군가의 부모는 자식을 그런 비전이 불투명한 대학에 보내는데 오늘도 한숨을 쉬고 있을지 모른다.

구조개선보다 체질개선이 먼저
현재 우리나라는 학력 인플레이션이 극에 달한 상태다. 남들 다 가는 대학 나와야만 할 것 같아서 좀비처럼 꾸역꾸역 대학으로 기어든다. 이런 사회적 특성이 학교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켰다.
최근엔 이런 부실대학을 퇴출하기 위한 움직임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사학비리가 박멸될 때까지, 나아가 기존의 비정상적인 구조가 개선될 때까지 멈추지 않을 조짐이다.
그러나 나쁜 대학이 사라진들 피를 보는 건 또다시 학생들이다. 이홍하가 징역을 선고 받아봐야 집에 썩어나는게 돈이니 그걸로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없어진 학교 학생들은? 경제적 손해는 물론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도 인생의 황금기인 20대 초반 그 귀한 시간을 착취당했다.

나쁜 대학도 문제지만 학력으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인습이 더 큰 병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유독 인생에‘정석’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가 그 틀을 벗어나면 반항아라고 손가락질한다. 요람부터 무덤까지 간섭하는 이 시스템이 졸업장 장사꾼과 좀비들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예전부터 하고 싶던 말로 끝맺음을 하겠다. 이 땅의 젊은이들아. 언제까지 그렇게 살래?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황지수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