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기업 취업에 대한 열기가 실로 대단하다. 안정적인데다가 사기업 취업의 문턱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흔히들 공기업에 취직하는 것을 신의 직장을 갖는 것이라고 비유를 한다. 이번 호에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공기업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취업한 권오남(27) 씨를 만나보자!

간단한 자기소개를 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올해 2월에 졸업한 영어영문학과 05학번 권오남입니다. 졸업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시기가 좋았던지 4월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취업했어요. 이제 막 연수원을 수료한터라 근무 지역까지만 배정을 받아서 정확히 어떤 부서에서 일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사무직이라 아마 경남지역의 LH사업단 중 한 곳에서 보상·판매 부분을 담당할 듯합니다.

공기업 준비는 어땠나요?

저는 경제학을 복수전공 했기 때문에 경제 직렬로 지원했습니다. 그래서 경제에 관한 기초지식은 학교 전공수업을 들으며 쌓았고, 올해 1월부터 시작해서 약 3개월 동안 본격적인 공기업 준비를 했어요. 보통의 공기업 취업 준비 기간에 비해 짧은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데, 입사 동기들도 보통 6개월 안에 준비를 끝냈다고 해요.

저도 열심히 했답니다. 제 하루는 아침 7시 30분부터 시작해서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신문을 보고, 12시까지 공부를 했어요. 그리고 점심 먹고 다시 1시부터 6시까지 공부를 하고, 7시에 저녁을 먹고 또 9시 30분까지 공부, 그리고 11시까지는 운동을 했습니다. 시간으로 따지면 하루 10시간 정도 공부를 했어요. 그런데 이 정도면 저도 공부를 적게 한편이라더군요. 많이 하시는 분들은 하루에 14시간 이상 공부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이 외에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땄는데, 이건 4학년 때 취득했습니다.

후배들이 공기업을 준비하면서 꼭 갖춰야 할 요소는 뭐가 있을까요?

공기업도 종류가 많고, 채용방식도 워낙 다양해서 제가 설명하기보다는 인터넷 카페에 꼭 가입하셔서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시는 게 필수적입니다. 다들 다음의 공준모(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 카페가 좋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대체로 공기업은 토익이나 기사자격 같은 공인된 성적을 서류통과의 기준으로 삼고 전공 필기와 면접으로 결정이 되기 때문에 가산점이 되는 자격이나 토익점수는 어느 정도 만들어 놓는 게 좋습니다.

이번 사무직 토익 평균이 920점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토익 점수나 자격증 취득은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남들만큼은 되리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공부하는데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끈기를 기르는 것이죠.

사기업과 달리 공기업은 연령제한이 없어서 다들 평균연령대가 높지만,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열심히 하신다면 공기업의 문을 통과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굉장히 뻔한 내용이지만 취업에 있어서만큼은 정도(正道)만큼 빠른 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연수받느라고 힘들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셨을 것 같아요. 앞으로의 마음가짐을 들려주세요.

사실 LH에 입사하게 되면서 많이 들었던 말은 ‘축하한다, 부럽다, 너 이제 편하겠네?’였습니다. 저도 사실 연수원에 들어가기 전까지 ‘나도 이제는 공부 안 해도 되겠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연수원에 들어가서 보니 과제에 중간·기말 평가에 개인평가까지 경쟁은 끝이 없더군요. 그뿐만 아니라 앞으로 승진과 발전을 위해 저는 계속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첫째, 도태되지 않고 안주하지 않기. 둘째, 정직하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하자. 이 두 가지가 제 목표이자 마음가짐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 주세요.

LH입사식 행사 중에 자신이 쓴 입사 각오를 하나씩 스크린에 보여주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약 300개에 달하는 각오 중에는 굉장히 재치 있고 멋있는 멘트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중에 지금까지도 제 기억에 남는 문장이 바로 ‘부모님께 효도를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입니다.

취업을 위해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하면서, 누가 아무리 옆에서 좋은 말을 한다 해도 모든 것이 결국엔 각자 자신이 해야 할 몫입니다. 하지만 항상 옆에는 내가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함께 지켜봐 준 부모님이 계십니다. 분명 지금은 이런 관심과 시선조차도 부담이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담 덕분에 우리는 항상 혼자가 아닙니다. 최대한 많은 조언을 듣고, 많은 정보를 찾으세요. 다음으로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자신에게 맞는 길을 정합니다. 그리고 끝으로 부담이라는 장치를 등에 업고 결승점을 향해 쉬지 않고 가십시오.

이상 세 가지가 여러분이 해야 할 전부입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여러분의 걸음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됐기를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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