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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 왜? 무엇을? 어떻게?
봉산 탈춤의 한 장면

  양반 나오신다아! 양반이라고 하니까 노론, 소론, 호조, 옥당을 다 지내고 삼정승, 육판서를 다 지낸 퇴로 재상으로 계신 양반인줄 알지 마시오. 개잘량이라는 양자에 개다리소반이라는 반자쓰시는 양반들이 나오신단 말이오"라고 말뚝이 외치자 양반들은 "야야, 이놈, 뭐야아!"하고 소리친다. 그러자 말뚝이는 "이 양반들 어찌 듣는지 모르갔소. 노론, 소론, 호조, 병조. 옥당을 다 지내고 삼정승 육판서를 다 지내고 퇴로재상으로 계신 이 생원네 삼형제 분이 나오신다고 그리하셨소"라고 얼버무린다. 양반들은 자기네 종인 말뚝이에게 조롱을 당하면서도 조롱당하는 줄 모르고 넘어간다.
  위는 우리가 고등학교 시절 국어책을 통해 배웠던 봉산탈춤의 한 장면이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양반은 정통성 있는 양반이 아니라 돈으로 매관매직한 사람들이다. 공명책이나 납속책 등으로 신분상승한 이들과 부패한 관리들 때문에 어지럽혀져 온갖 비리와 부패가 난무했던 시대상을 말뚝이가 나와 해학과 풍자로 고발한다.
  국어책을 본지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이 안난다고? 그럼 영화 '왕의 남자'를 떠올려보자. 그 영화에서 남사당패가 어떤 극을 하는지를..

나는 꼼수다의 시작
  지난 4월 28일(목), "각하가 퇴임하는 그날까지 방송한다"며 이제까지 한번도 듣도보도 못한 새로운 형식의 라디오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그렇다. 이 방송은 지금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바로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이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김용민 시사평론가, 정봉주 전 국회의원 등이 의기투합해 만든 나꼼수는 지금 이 시대의 사회상과 정치 상황을 정확히, 비판적으로 꼬집고 있다. 그만큼 사회적인 반향도 정말 크다. 매우 직설적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이들의 방송이 지나치다는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나꼼수의 고공행진 왜?
  세상이 각박해서인지 웃을 일이 별로 없는 현 사회인들에게서 나꼼수는 크나큰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다. 유명한 연예인이 나오는 프로가 아닌데도 국내 팟 캐스트(스마트폰용 라디오) 1위를 거듭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있다. 이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뉴욕 타임즈 1면에 나꼼수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고 한다. 이러한 고공행진의 원인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서민들은 스스로가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자신의 이야기를 인정해주기를 바란다. 특히나 그간 정치계로부터 철저히 소외받았던 2~30대 계층이 그렇다. 때문에 이들은 실랄한 비판을 서슴지 않고 조롱과 야유까지 가리지 않는 나꼼수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일부 애청자들은 자신들의 웃음이 조소섞인 씁쓸한 웃음임을 알면서도 매번 그 프로그램을 찾아 듣고 있다.

 

지난 10월 7일(금)에 우리대학에서 있었던 시민언론학교에서 특강을 진행하고 있는 김용민

나꼼수, 대체 무엇을 다루길래?
  나꼼수는 대체 무엇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에 서민들이 좋아하고 2~30대 정도의 젊은 계층들이 열광하는 것일까? 이들이 주로 다루는 주제는 '가카'다. 가카는 국가원수를 지칭하는 '각하'에서 따온 말로 현 대통령을 비꼬기 위해 사용하는 말이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그간 행했던 많은 일들 중 BBK나 도곡동 땅 문제와 같은 사건들을 파헤치면서 대통령 개인의 문제와 사회에 만연한 지도계층의 몰지각한 행동들을 직선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절대로 그럴 분이 아니신 오직 한분 가카를 위해.."라는 말에 사람들이 조소섞인 웃음을 띄우고 있다는 사실은 이나라 지도계층에게 국민들이 얼마나 큰 상실감을 느끼고 있는지를 잘 알게 해준다.

나꼼수를 볼 수 없다는 '그들'의 반격!
  나꼼수가 큰 인기를 끌자 이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크나큰 이미지 손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그들도 가만있지는 않았다. 한나라당은 지난 10월 12일(토)에 허겁지겁 새로운 라디오 방송 프로를 만들었다. 이름하여 '홍준표의 라디오 스타'. 첫 생방송의 성적표는 저조했다. 1시간 동안 방송을 진행하면서 동시접속자가 최고로 많았을 때가 200명이었다고 한다.
  보수 언론매체인 뉴데일리는 '명품수다'라는 프로그램을 내세웠다. 보수 정당과 보수 언론이 나꼼수와 비슷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자 진보언론도 가만있지 않았다. 한겨례 신문의 '나는 꼽사리다'가 그렇다.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벌써부터 경제판 나꼼수가 나온다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쏟아지고 있는 비판, 풍자 프로그램들 어떻게 봐야할까?
  "선거 유세 때 평소에 잘 안 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되고요. 평소 먹지 않았던 국밥을 한 번에 먹으면 돼요"라고 말하는 사회, "내 집 장만하는 거 어렵지 않아요. 아무것도 안 하고 숨만 쉬고 살았을 때는 89세에 내 집을 장만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현실(KBS 개그콘서트-사마귀 유치원 중)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든다. 하지만 최소한 대학생으로서 우리는 이런 프로그램들을 절대 단순하게 듣고 수용해선 안된다. 비판 프로그램도 비판적으로 보고 듣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지만 세상을 바로보는 눈이 생기고 내 생각을 사회 구성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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