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사진은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오른쪽 사진은 영화

영화 하나로 큰 주목을 받게 된 사건이 있다. 바로 영화 ‘도가니’에서 나온 인화학교 사건이다. 영화 ‘도가니’는 인화학교의 성폭행 사건을 다루었다. 이 영화가 상영되기 전 이 사건에도 대한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5년 처음 이 사건이 밝혀진 후 인화학교에 재학생, 졸업생, 학부모,  인권단체에서 시청, 시의회, 교육청에 인화학교 사건의 가해자를 처벌하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금 이 사건이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이 정말 다행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고 불안하기까지 하다.

어떻게 진행되어 왔나
  인화학교는 청각장애아를 가르치는 특수학교다. 이 학교 간부 그리고 교직원들은 수년 간 인화학교 학생들을 성폭행해 왔다. 그러다가 2005년 인화학교 교직원이 여중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mbc-tv PD수첩’에 방송되었고, 여중생이 광주장애인성폭행상담소에서 인화학교의 행정실장(재단 이사장의 둘째아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최초로 상담을 하면서 이 사건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피해자는 10명까지 늘어났고 성폭행 사건에 연루된 행정실장, 교사 등이 구속되었다. 그리고 인권위에 이 사건을 진정하였다.
  그 후로 가해자를 엄중 처벌해 달라는 1인 시위를 하였고, 법인 ‘우석’의 임원들을 해임해달라는 내용의 천막농성을 하는 등 가해자를 엄중 처벌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러나 법원에서는 구속된 사람들의 대부분에게 징역 2년 이하의 솜방망이 처벌을 하였다. 그리고 인권위에서 교장(재단 이사장 첫째아들), 행정실장, 교직원 4명에게 해임을 할 것을 권고했지만, 인권위의 내용은 공소권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되었다고, 사건에 가담된 교사도 복직되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노력
  법원이 솜방망이 처벌에 화가 난 인권단체, 학생, 학부모들은 가해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인화학교 학생들을 위해 서명운동을 하고, 특수학교 신설과정에 인화학교 문제를 반영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과 인화학교 성폭력범을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도 열고, 인권위에 중재와 공립특수학교 설립 및 인화학교 인가취소를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지역사무소 점거농성을 하였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
  그리고 인화학교 교장이 인화학교 학생을 성폭행 한 혐으로 구속되어 각각징역 5년과 추징금 300만원을, 생활재활교사에게는 징역 10월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를 하고 같은 혐의로 기소된 행정실장과 생활재활교사에게는 각각 징역 8월,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어 이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이 이어졌다.

이제야 나오는 해결책 다운 해결책
  이 사건을 다룬 영화가 나오고 이 영화의 파급력이 커지자 해당 관청은 이제야 해결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광주광역시 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인화학교 사건을 직접 추궁하였고 검찰에서는 이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결정하였고 광주시는 복지법인 우석의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현재 인화원에서 생활하는 장애인과 학생들을 지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분산해 다른 시설 등으로 옮기기로 하였다. 그리고 광주교육청에서는 인화학교의 장애학생 위탁교육을 취소하기로 하였고, 인화학교를 폐교조치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현재 인화학교에 재학 중인 사람들을 전원 다른 학교로 전학시키기로 했다.

점점 밝혀지는 새로운 이야기들
  인화학교를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우석은 고등부 인가를 받기 전에 고등부 학생들을 모집해 가짜 졸업장을 주었다. 그리고 학교의 건물 확장과 운동장 조성에 학생들을 강제 동원해서 노역을 시키고, 수화 모금공연에 나서게 하고, 새 옷을 기증받으면 입고 사진을 찍은 뒤 다시 내다파는 사건이 있었다. 학생들은 인권위에 진정서를 냈지만, 사건발생기한이 지났다는 이후로 기각이 되었다.
  그리고 작년 인화원에 재학 중인 학생이 3명의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 이후  민•관•지방의회 합동으로 인화원과 인화학교에 성폭력 및 인권침해 여부 실태조사를 시작했지만 법인의 거부로 무기한 연기되었다. 광산구청에서 인화학교 측에 3번이나 조사를 받을 것을 요구했지만, 법인 측이 계속해서 거부로 하였고 실태 조사는 민간위탁 조사로 변경되었다. 그러나 인화학교 측은 아직까지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재수사를 통해 새로운 사건은 앞으로도 더 드러날 것 같다.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단면
  평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사건에 아무도 말을 하지 않으면 가만히 있다가 대중화가 되고 나서야 관심을 가지는 것 이런 사실이 부끄럽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고을 한다. 그러나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겉만 좋아진 걸로 좋아졌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장애인 인권 신장을 외칠 때 우리가 정말로 장애인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는지 주위에 있는 장애인이 힘든 걸 호소할 때 그냥 넘어가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인화학교 학생들 간에 일어난 성폭행 사건.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저지른 일에 대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써 부끄러운 마음을 가질 줄 알아야 하는데 오히려 묵인을 하는 것이 안타깝고 화가 난다.
  빨리 끝났어야 할 싸움이 정말 길어지는 것 같다. 이 싸움이 어서 끝나 가해자들이 죄를 저지른 대가를 크게 받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인화학교 학생들이 다른 특수학교로 가서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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