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의 재스민혁명으로부터 시작된 아랍지역의 민주화 열풍이 거세다. 이집트 독재체제가 무너졌다. 목숨을 건 이집트인의 민주화 요구에 30년간 독

재자로 군림해온 무바라크 대통령도 어쩔 수 없었다. 뒤이어 리비아, 예멘 등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여러 나라에서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

되고 있다. 아랍지역이 이처럼 격랑에 휩싸인 것은 장기 독재로 인한 부패와 빈부격차 등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민주화과정도 오랜 세월동안,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쳤다. 1960년 4․19민중항쟁은 이승만 독재정권을 타도했다. 그 시작은 마산(지금의 창원)에서

의 3․15의거였다. 항쟁은 국민생활의 빈곤이 중요한 이유였다. 이승만정권은 국민들의 아픔을 외면하고 권위주의 정치를 강화해 나갔다. '민주주의적인

규범'은 존재하지 않았다. 연줄과 '빽',반공정신의 철저성 여부가 모든 것을 결정하였다. 독재정권 유지를 위한 부정선거가 자행되었다.

 국민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거리로 나섰고, 3․15의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무장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았다. 하지만 항쟁은 그치지 않았다. 4

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오른쪽 눈에 경찰이 쏜 채류탄이 박힌 마산상고 신입생 김주열군의 시체가 떠올랐다. 항쟁은 전국으로 번져갔고, 4․19로 이어졌

다. 더 이상 이승만 독재정권은 권력을 유지할 수 없었다.

 이렇게 독재권력은 타도되었지만, 5.16군사쿠데타로 1년 만에 박정희 군부독재정권이 등장했다. 독재정권은 1979년 부산․마산에서 시작된 민중항쟁으

로 끝났지만 그 역시 잠시였고, 또 다른 군사정권이 들어섰다. 하지만 1987년 6월항쟁으로 한국사회의 민주화가 급진전되었다. 

 그로부터 20년 넘게 지났다. 지금은 어떤가?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아래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빈부격차는 심화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양극화는 많은 사람들의 자유의 폭을 좁히고 있다. 이번 정부들어서는 많은 국민들의 희생위에 진전되었던 민주주의조차 뒤걸음질하고 있다. 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프랭크 라뤼가 쓴 보고서 초안에 의하면, "2008년 촛불시위 이후 표현의 자유 영역이 감소했다", "정부와 입장 다르면 국제적 인권기준

에 부합하지도 않는 법률로 처벌한다"고 했다. 국제적인 망신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과거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창원의 3월, 부마항쟁, 87년 6월항쟁, 그리고 진행중인 아랍지역에서의 민주화투쟁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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